2023.05.12 FRI pm 10:40
말하기와 경청의 어려움
나는 누군가를 만나서 내 생각을 장황하게 얘기하는게 너무 좋았다.
어렸을 때는 내 얘기를 할 때 무척이나 신이나서 하다가도 상대방이 얘기할 땐 흥미가 떨어지면서 듣기가 싫어 딴청을 피는 둥 했었던 것 같다. 그런 나의 행동 때문에 몇 몇 친구들은 나와 멀어졌고 나중에서야 나의 문제점을 알게 되어 말하는 것 보다 누군가의 말에 귀기울여 경청 할 때야 비로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좋아진다는 것을 깨닳았다.
솔직히 진정한 '경청(傾聽)'을 한다는 것이 너무도 힘든 일이라는 것을 매 순간 깨닳게 된다. 경청이란 상대방의 말을 온 힘을 다해 집중해서 들어야 한다. 조금이라도 딴 생각을 했다가는 무슨 얘기인지 따라갈 수가 없다. 그래서 이따금씩 누군가 얘기 할때 집중력이 흐려지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혼돈의 도가니지만 최대한 알아듣고 있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나는 왜 남에게 내 생각을 말하는게 좋은걸까?
나는 내 생각을 누구에게 관철시키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이 기질 또한 '누군가의 위에 있고 싶다, 내 맘대로 하고 싶다,'는 내 내면의 마음이 있어서 그러한걸까? 지금도 여전히 나는 내 의견에 잘 따라와 주는 지인,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지인들이 더 편하고 끌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내 생각을 얘기하면서 내 귀로 다시 듣게 되면서 한번 더 내 생각을 정리가 되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과정을 글쓰기로 대신하고 있어 굳이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답답하거나 엉덩이가 들썩거리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내 생각을 정리할 때 글쓰기보단 말할 때가 더 잘 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래도 꾸준히 내 생각을 글쓰기로 정리하고 싶다.
말속에서 그 사람의 인품(人品), 성품(性品), 지식수준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알게 되니 '말하는 것' 또한 참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특히 가족, 친구들이 아닌 비지니스 대화에서 더욱 나의 부족함을 실감한다. 내 수준이 어느정도인지 깨닳게 해준다. 그래서 오히려 말을 아끼게 된다. 지금은 부족해서 안하는 거지만 앞으로는 나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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