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eU's life/슬기로운아내생활

남자(남편)의 우울증

genieU89 2023. 12. 6. 00:31

2023.12.05 TUE

 

남편이랑 미친듯이 싸우던 시기가 있었다. 나는 아이가 태어나고 2년동안은 직장을 쉬면서 육아에 전념 하였고, 남편은 육아휴직을 가장한 공인중개사시험을 준비하던 때였다. 마침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이기도 했다. 
조그만한 집에 24개월도 안된 아기, 육아에 찌든 엄마, 미래가 불확실한 수험생 아빠가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누구 하나 여유를 가질 수 없는 환경이긴 했다. 하지만 그 상황에 처해 있던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다. 그냥 서로가 자극제가 되어 누가 조금만 찔러도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시한 폭탄 같았다. 산후우울증이 안오는게 더 이상할 정도의 상황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당시의 나는 내가 제일 힘들다고만 생각했다.(사실 제일 힘든 시기이긴 하다ㅎㅎ) 나는 남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같은 감정적인 지지와 격려를 원했고 남편은 그런 감정적인 교류보다는 육아나 살림을 함께 하는 것이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는 서로의 동상이몽 속에 계속 어긋나기만 했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 그가 미웠고 남편은 자기를 인정해주지는 못할 망정 바라기만 하는 아내인 내가 이해가 안갔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해결되지 않는 감정 싸움의 연속이었다. 진짜 하루걸러 하루 싸웠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정도이니 말이다. 
 
나는 산후우울증과 함께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개인적으로 상담을 수차례 받고 있었다. 몇차례 상담후 내 얘기를 쭉 들어보시던 상담사님이 혹시 남편분이 우울증을 겪고 계신것 같다고 나한테 말해주었다. 그때는 남편이 너무 미웠던 감정이 컸어서 '남편이 무슨 우울증이야, 그는 단순한 분노조절장애 환자야!' 라고 생각하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당시 나의 마음으로는 인정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남편은 우울증이였던게 맞았다.  잊고 있었는데, 아래 글을 읽고 우리 남편이 그때 너무 많이 힘들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그가 화내는 모습을 생각해보니 너무도 고통스러워 보였다.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절규하는 모습이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런 그를 내가 먼저 꼭 안아주고 싶다. 

 

혹시라도 내 남편이 이유없이 짜증이나 화를 내거나 무기력해 보인다면 아내로서 가족으로서 조금이라도 그를 이해해보고 아무말 없이 꼭 안아줘보자. 남도 아니고 내 남편 아닌가. 못 죽어도 내 편 아닌가. 나도 사실 용기를 내야 하는 일이지만ㅋㅋㅋ 한번 해보면 '아잇 왜그래!' 라고 하면서도 무조건 내심 좋아할 것이다.
 

바깥에서도 기못피는 남편 집에서라도 기살려주자!!
(나이게 하는 말입니다^^)

 
 


 
 

 

혼자 우는 남자들을 안아주세요

남자의 우울증은 여자의 우울증보다 주변 사람들의 관찰과 도움을 더 많이 필요로 합니다. 본인이 숨기고, 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자들은 상담센터나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을 '패배자'가 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서 술자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우울증을 해소해보려 애쓰지요. 하지만 이는 자신의 증세를 은혜하고 외면하는 것일 뿐, 증세가 호전되기보다 악화되기가 더 쉽습니다. 특히 혼자 술을 먹는 것은 증세를 악화시키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명예퇴직이나 감원에 대한 압박감, 경제적인 불안감이 피로감을 증폭시키고, 깊은 좌절감에 빠지게 합니다. 경쟁에서 밀려나 능력 없는 남자, 무능한 가장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 남자들은 급속히 우울해집니다. 자신도 모르는 우울한 감정으로 인해 가장 가까운 아내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고, 대화를 거부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보통 아내들은 더 크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면서, 남편을 무능력한 가장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이 되곤 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주면서 함께 우울증에 빠져드는 부부가 의외로 많습니다.
 

남자가 울어야 가정이 건강해져요

눈물을 흘리기 전까지는 몸이 불안정한 흥분상태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눈물로 감정을 배출하기 시작하면 놀랍게도 자율신경계가 안정 상태로 진입합니다. 일본 도호대학교 의학부의 아리타 히데오 교수는 "큰 소리로 우는 것은 뇌를 리셋(reset)하는 데 큰 효과가 있다. 실제로 암 환자들에게 '울음치료'를 했더니, 면연력이 높아지고 암세포가 작아졌다'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분노라는 감정은 생겼을 때 즉시 배출해야만 해요. 우리는 흔히 '감정을 삭이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삭이다'의 사전적 뜻은 '화가 풀려 마음이 가라앉다'인데, 우리는 흔히 눈물을 참고, 내 감정을 외면하고 은폐하면서 '삭였다'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노를 삭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리내어 엉엉 우는 것입니다. 
 

출처 : 마음아, 넌 누구니(저 박상미)